월요일 아침에 금요일 저녁을 떠올려보기

Under 서초역2번출구   Posted @2009/12/07 08:41


금요일에 갑자기 고향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그냥. 뜬금없이.

오랜만에 집에 간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들떴습니다.

MP3에 새로운 음악을 저장시키고,

내려가는 버스의 시간도 확인했습니다.

대략 7시 버스를 탄다고 가정하면, 11시에는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.

기대하는 마음에 즐겁게 일을 하고,

드디어 퇴근시간이 되었습니다.

거리로 나오자 수많은 퇴근인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.

사용자 삽입 이미지
pentax k100d with 18-55mm

그러려니 했지요.

그리고, 강남역 8번출구를 들어가서 교대가는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.

그리고 경악했습니다.....

수많은 인파들.

아, 지금이 벌써 설날인가요?

금요일 저녁에 교대가는 방향의 지하철을 탈 일이 별로 없어서 몰랐었습니다.

수많은 사람 덕분에 눈 앞에 도착한 지하철을 타지 못했습니다.

강남역에서 겨우 교대역까지 한 정거장 가는데 이렇게 고생을 한 건 또 처음이었습니다.

호흡곤란,이동불가,밀착난감으로 짜증지수가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.

내가 왜 이시간에 지하철을 탔는가..

그냥 집에 가기가 싫어졌습니다.
교대역에서 내려서 3호선 환승장소까지 걸어가는데도, 수많은 사람 덕분에 걸음은 더뎠습니다.

그 사이 온갖 스트레스는 혼자 다 받은 것 같았습니다.

'젠장, 사람 많은 거 싫다. 이 사람들 때문에 내 계획이 늦춰지고 있잖아!'

머리속에는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.

그리고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서 티켓을 끊었습니다.

버스의 탑승시각은 19:31 이었습니다.

또 마음속으로 투덜거렸습니다.

'이러면 집에 도착하면 11시 반이 넘잖아! 퇴근길이 너무 길다..'

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서, 서점에 갔습니다.

그냥 이 책, 저 책 보고 있으니 약간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.

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.

단지 그 30분의 시간 때문에, 내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을만 하나...

그 지하철을 타고 있던 수 많은 사람들도 같은 스트레스를 받았을텐데,

그 순간에는 나 혼자 스트레스 받는 것처럼 느껴졌었습니다.

내 감정에만 몰입하여서, 금요일 저녁의 다른 이들의 표정을 보지 못했던 겁니다.

조금은 여유롭게,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내려갔다 올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.

여하튼.

주말은 집에 가서 오랜만에 부모님 얼굴도 뵙고 왔습니다.

어느새 월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.

오늘부터 또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었으니,
이번주는 즐겁고 조금 여유롭게 마음먹어봐야겠습니다.



글쓴이 : 바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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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MOSI님의 코멘트, Posted @2009/12/07 10:14 댓글쓰기 수정/삭제
    금욜날 집에 잘 다녀오셨군요.. 전 냐근했는뎅..쩌럽쩌럽~
    설날이 다가온다니 설레임+뭉클+두려움+회한+기타 알수없는 감정들이 복받쳐 오는군요!
  2. 벌써 설날이라뇨... 두달도 더 남았는 걸요. (설날은 음력이 제맛!)